[제주도 2/27~3/2] 와리지 말앙, 꼬닥꼬닥 ③
03.
첫번째 묵었던 숙소에서 마지막으로 묵을 숙소로 이동하는 날 = 가방 다 들고 올레길 걷는 날 핫초ㅑ
전날 산행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침대에서 내려올때마다 저릿저릿한 다리를 붙잡고
우리는 짐을 싸서 공항행 셔틀버스에 올랐다.
날씨는 엄청 흐리고 안개가 자욱했고
아침에는 계속 비가 오다가 낮쯤에 그쳐 기온이 뚝 떨어질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개의치 않는 모녀는 올레 10코스를 걷는다.
어차피 4-5시간을 걸어 완주한다기보다 겨울바다 해변을 걷고 싶어 선택한 코스기에
완주보다는 걷는데에 의미를 두었다.
이 길을 걸으면서 제주바람의 매서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 3월 1일 숙소 - 공항 - 리무진버스 - 중앙통닭,오는정김밥 - 화순금모래해변 올레 10시작 -stay with coffee - 오설록 티뮤지엄 - 달숲하우스*
날씨를 대변하는 불안한 찻속
ㅎㄷㄷ..
서귀포 시장까지 가서 산 오는정김밥과 중앙통닭
처음에 살짝 길을 헤매서 엄마는 달가워하지 않았으나
맛을 보고는 너그러워 지셨다.
김밥 진짜 맛있고
특히 저 통닭!!! 마늘 통닭!!!! 냄새 하나도 안나고
가격도 저렴하고!!! 뜨거울때 먹으니 우와...
그렇지만 우리는 올레를 걸어야 했기에 통닭은
가방에 넣게 되오..
숙소에 도착해 보니 다소 눅눅해졌지만
클리어.
올레 10코스의 시작인 화순금 모래해변
올레10코스는 사진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산방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따라서 중간에 길을 잃더라도 저 산을 바라보고 걸으면 다시 길을 찾게 된다.
우리는 그랬다.
겁나 헤매서 땀흘렸네;;
모래해변이에요. 아 겨울바다
안개속에서도 반짝반짝 영롱한 바다
올레 표시 화살표 귀요미
산방산을 바라보고
유채꽃인지 배추꽃인지 쌀쌀한데도 어떻게 계절 바뀌는 건 알아가지고 피어난 노란꽃
올레 리본은 빨강하나 파랑하나
빨강만 묶여져있는거 따라갔다가 길 잃을 뻔
가까이가서 보니 '유배길' ㄷㄷ.. 유배갈뻔했네
올레 리본은 빨강하나 파랑하나
빨강만 묶여져있는거 따라갔다가 길 잃을 뻔
가까이가서 보니 '유배길' ㄷㄷ.. 유배갈뻔했네
거센 바람과 안개자욱
그러나 바다가 하늘의 색을 띠고있어서
운치있었다.
바람이 너무 거세서
파도가 철썩철썩
바람이 어느정도로 거세냐하면 바람이 불면 몸이 휘청거릴 정도
뒤에서 밀면 앞으로 저절로 걸음이 나아가고
앞에서 불어오면 머리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정도
날씨 ㅎㄷㄷ
결국 우리는 애초에 계획했던 올레10코스 가운데 있는 stay with coffee 까페로 들어가는 걸로
올레길을 마무리했다.
이 까페에서 바깥을 찍으니 나무가 휘청휘청
살벌한 바람에 놀란 가슴을 따뜻한 커피로 녹였다.
이곳은 직접 세계의 유명한 커피콩을 볶아 내린 커피집으로 유명하더라.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엄마를 위해 내가 선택한 곳
난 커피를 못마시지만 이런곳에서 조차 안마시면 후회할것 같아 가장 약한 커피를 주문했다.
음 홍차향도 나고 시큼한게 너무 좋더라 ㅠㅠ
엄마는 진한 콜롬비아산 어쩌구(기억이..)커피
약해서 다행히 잠은 잘왔다.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콜택시를 불러 오설록 티뮤지엄으로 곧장 갔다.
롤케이크를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
내가 알기로 오설록 티뮤지엄은 넓은 녹차밭과 한적함으로 알고 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관광버스 어택
단체관람의 압박
사람 ㄷㄷ..
녹차아이스크림이고 뭐고 줄이 너무 길어서 안사려던걸
겨우 줄서서 롤케이크 하나 건졌다.
엄마는 돌아다니시다가 녹차잎을 기념품으로 사시고
집에와서 마셔보니 우왕 진국
무엇보다 이 뮤지엄 건물 구조가 특이하고 예뻐서 기억에 남는다
사람은 많았지만 다음엔 아침일찍 와서 라떼마시며 녹차롤케이크를 먹어보고 싶다.
오설록 티뮤지엄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바람이 너무 불어 갈대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아 이날 진짜 추웠어..
버스안에서 찍은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 ㄷㄷ
차안이라서 흔들렸지만 충분히 보이는 파란물결
이때 갑자기 라이프오브파이가 생각났다.
바다는 경이롭지만 무서운 곳이다.
두번째이자 마지막 숙소인 달숲하우스!
겨울바다의 최고봉 협재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숙소다.
제주도에 왔으면 해변 근처에서 묵어보는 것도 좋지라.
커플게스트하우스인데 생긴지도 얼마 안되었고 까페도 겸하는 게스트하우스이다.
깨끗하고 포근한 잠자리,
게다가 티비로 영화도 볼수있더라
엄마랑 나는 자기전에 '빅피쉬'를 봤다. 몇년 전 본 영화지만 여행지에서 보는 맛은 또 다르더라
빅피쉬는 아버지와 아들 달숲엔 엄마랑 나
달숲 까페 분위기
거센 바람을 헤치고 우리를 맞아주는 따뜻한 귤차
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