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내마,음
2014.7.31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Attila Marcel)
선자:
2014. 8. 2. 02:44
「 한 잔의 차와 거기에 곁들이는 과자, 물씬 느껴지는 향기와 맛으로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것,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의,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이것을 모티프로 해서 아이같은 눈을 가진 피아니스트 폴이
어릴 때로 돌아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어린 시절 심각한 정신적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된 폴은
마담 프루스트의 도움으로 무의식 속에서 내재되어 왔던
아기 때의 기억으로 되돌아간다.
우울하고 우중충하기만 할 것 같은 '트라우마'를 영화는 아름답게 표현하고 또, 극복해나간다.
왜곡된 기억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한 잔의 차, 과자 그리고 그 기억을 완성시켜주는 음악
이 영화는 차나 과자와 더불어 특히 음악에 더욱 큰 힘을 부여한 것 같다.
오르골 소리에 맞춰 그의 가족들이 그의 기억속에서 노래하듯이 대사를 하는 장면이나,
아기 폴의 눈에 비친 복싱 링 위에서 레슬링을 하듯 춤을 추는 장면,
폴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바뀌어 가는 장면 연출들이 예술적으로 너무 아름다웠다.
확실히 음악은 평범하게 스쳐 지나갈 것 같은 장면 장면을 우리에게 기억으로 각인시켜주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기억은 추억하기 나름이다.
덕분에, 이제 폴의 피아노 소리만 들으면 나도
장대비가 내렸던, 습한 더위에 지쳐 이끌리듯 극장으로 향했던, 영화가 끝나고 따뜻해진 눈과 귀와 마음으로 극장을 나섰던,
이 날의 기억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여운이 길게 늘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