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핵노잼
이날 한 일: 오피스 시즌3정벅
그라탕 해먹기
갬재치즈그래탱 사랑해요
급 저녁에 90년대 감성 돋아서
한국에 있는 친구랑 채팅하다가
90년대 노래들 들으며 잠들었다.
11월 4일
이번주 주말은 Pallen이 있는 날이다.
그니까 여기 대학교는 kravall 이라는 학교 축제가
거의 일~이주에 한번씩 열리는데
kra는 require이고 거기에 overall을 섞은 합성어로
오버럴을 입고 참여하는 축제같은거다.
매번 테마가 있고
예를들면 콜리지 크라발, 유브이 크라발, 인터크라발 등등
이번주는 UV-kravall이 있는 날이다.
이번엔 티켓이 아침 7시부터 판매되기 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부터 라모나,이나,카챠,브르트와 함께 줄을 섰다.
그닥 춥진 않았다.
나는 니프와 랄스것까지 부탁받고 샀다.
이번 테마는 바닷속? 이고 페인트볼 대회도 껴있는 꽤 큰 크라발인데
우리는 걍 하루짜리 티켓을 사기로.. 3일연속 티켓은 너무 비싸..
티켓 사고 집에 돌아오니 아침 8시쯤?
그래서 눈 좀 붙이다가 일어나
고추장 파스타 해먹고
그냥 여유롭게 왠지 오늘은 창문 커튼을 열고 싶어
창문 슬레이트를 열고 밖을 한참 구경했다.
내 방은 리드(기숙사단지?) 센트럼 바로 뒤이고 긱사 단지 바로 입구라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지나가는 길이다.
거기로 지나가는 아이들을 구경하니 생각보다 재밌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완연한 겨울이다.
아이튠즈 라디오도 싱어송라이터채널만 듣게 된다 ㅋㅋ
4시만 되면 해가 진다.
나무가지엔 나뭇잎이 없다. 제법 을씨년 스럽다 ㅋㅋ
그래도 날씨는 포근한 편이다 ㅋㅋ
자켓이랑 목도리 두르면 만만하다 ㅋㅋ 적응된건가..
이제 나는 코스가 거의 끝나서 학교 일정은 굉장히 여유로운데
어떻게 여유로운 날들을 알차게 보낼까 잠시 고민해봤다.
근데 뭐 걍 암것도 안해도 내가 좋아하는 요리 해먹고
스웨덴에 살고 있다는게 아직은 걍 좋다. 그냥 즐기련다 ㅋㅋㅋㅋ
점점 여기와 이별을 준비하는데 아쉬우면서도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11월 5일
사실 오늘 항공 박물관에 가려고 계획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많이 와서 고민하다 그냥 안가기로 했다.
그래서 씻고 아침먹고 점심먹고..
어제 밤에 라모나가 오늘 저녁 밴드가 와서 부르는 펍이 있는데 갈 사람 있냐고 물어본데다가
나도 간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ㅋㅋ
거기나 가야지 ㅋㅋ 비도 오는데 ㅋㅋㅋㅋㅋㅋ
점심으로 블랙빈 햄버거를 해먹고..
고기보다 싸서 좋다..맛있고
저녁 6시 30분 쯤 랄스, 니프랑 같이 공연하는 플래멘 펍으로 향했다.
자전거 타고 가는데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와서 진짜 이날은 오들오들 추웠다.
펍은 햄버거와 맥주를 팔고 작은 무대가 있는 분위기 좋은 곳이었다.
나는 점심을 든든하게 먹어서 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물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공연을 기다렸다.
라모나랑 랄스, 핀란드에서 온 크리스티나, 스페인에서 온 재키랑 이야기하다가
공연이 시작됐다.
영국에서 온 1인 밴드였는데 음악은 정말 좋았다. 내 스타일 ㅋㅋ
나는 음악 들으러 온거라 음악이 끝나니 딱히 할일이 없어
그냥 집에 간다는 랄스 크리스티나 몰리와 함께 집에 왔다.
집에 올땐 정말 추웠다 ㅋㅋ..
그래도 음악도 좋고 분위기 좋은 펍이라 좋았다.
다음에 또 날씨 좋을 때 가서 가봐야 겠다.
11월 6일
뙇
뙇!!!!!
!!!!!!!!!!!!!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얗게 쌓인 눈
스웨덴에서의 첫 눈이다.
첫 눈치고 제법 빨랐고
첫 눈 치고 제법 많이 쌓였다. 그리고 계속 내렸다.
첫 눈은 언제나, 어디서나 설레는 것 같다
페이스북을 켜보니 온통 첫눈에 대한 사진과 들뜬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ㅋㅋ
가장 인상깊었던 글은 브라질에서 온 친구가 교환학생 페이지에 생애 처음 보는 눈이라고 올린 글이었다 ㅋㅋ
근처에 사는 아기들이 신나게 뛰어 놀고 코리도 보드에도 누가
SNOOOOOW!! 라고 써놓고 ㅋㅋ
재밌고 설레는 첫눈이다.
밖은 눈이 오는데 안은 조용하고 침대안은 포근한 아침이었다.
아침 먹고 샤워하고 점심으로
맥앤치즈를 해먹고
한 1시쯤 항공박물관으로 향했다.
항공박물관은 Swedish Air force museum으로 내가 사는 리드와 정말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규모도 크고 교수님이 가보라고 추천도 했었던 ,
내가 정말 가보고 싶었던 박물관이었다.
이 날 눈이 와서 눈길이라 자전거 타는게 쉽진 않았지만
자전거도로가 워낙 잘되어있어서 별로 위험하진 않았다.
또 주말에 가면 사람도 많을 것 같았고..
게다가 워낙 가까워서, 한 15분 정도 가니 도착했다.
기다리던 항공박물관은 정말 좋았다.
50크로나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에 볼것, 체험할 것이 참 많았다.
(특히 밀덕이라면 환장할 그런 것들 ㅋㅋ)
평일이라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손자 손녀들 몇명만 있을 뿐 한가하고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박물관은 크게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있었는데
일단 제 1전시관은 1910년 그러니까 거의 최초의 비행기부터 50년대까지 오래된
비행기들이 실제크기로 전시되어 있었고
플라이트 랩실에선 비행기 미사일도 조준해서 쏴볼 수 있고
비행기 조정이나 여러 시뮬레이션들도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특별 전시로 20세기에 징집당했던 사람들이 기증한 물건들도 볼 수 있었는데
아주 흥미롭고 재밌었다 ㅋㅋㅋ
공군들이 실제 생활했던 생활관 모습이나
그들의 화장실, 샤워실, 전투용 식량 등등 흥미롭고 재밌었다.
들어가면 딱 그 시대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ㅋㅋ 빈티지하고 좋았다.
제 2전시관은 냉전시대 스웨덴인데 그 시대에 있었던
스웨덴 가정집 인테리어를 10년 단위로 볼 수 있었다.
당시 비행기들, 작전전시실 등도 아주 디테일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제 3전시관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1952년에 비밀 작전 수행도중 실종된 비행기 DC-3가 50년만인 2004년 심해에서 발견되어
끌어올려진 것과 비밀로 묻혀두었던 서류들을 토대로
그때 당시를 구현하고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전시관이었다.
내가 제 2전시관에서 우연히 지나칠 뻔한 저 발밑이 제3전시관이었고 내 발밑에 있는 바로 저 잔해가
발굴된 DC-3의 실제 잔해이다.
제3전시관은 껌껌하고 실제로 바닷속에 있던 유품들과 낡고 어마어마하게 큰 비행기 동체 잔해를
보는게 좀 으스스했지만 매우 흥미로웠다.
그 당시 사건과 그것을 둘러싼 의문들,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들을 담은 영화가 전시실 한 쪽에서
상영되길래 틀어서 봤다.
영화를 보고 나면 다시 전시를 쭉 보는데 이야기를 다 알고 나니 감회가 남달랐다.
소련에 의해 격추당하고도 비밀로 묻혀야 했던 비극적인 비행기
그것을 찾으려다 위험해질뻔한 카타리나호 비행기,
소련의 어딘가 자신의 남편이나 아버지가 포로로 잡혀 살고 있진 않을까 50년 동안 전전긍긍했던 가족들의 심경..
가슴도 아프고 당시 탈출하려고 애썼던 흔적이 발굴된 비행기 탈출문에 아직도 남아있는 것을 보니
전쟁이라는 게 다신 일어나선 안되는 거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한 서너시간 정도 여유롭게 항공박물관을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저번에 티켓을 산 유브이크라발이 있는 날이라
라모나가 자기 플레이스에서 프리파티를 하자고 해서 9시까지 그곳으로 향했다.
내가 먼저 가서 라모나랑 인사하고 항공박물관 본거에 대해 이야기해주다가
카챠가 도착해서 같이 떠들었다.
조금 이따가 이나가 도착했고 내가 벨기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초콜릿을 나눠주었다 ㅋㅋ
모두 맛있어했다 ㅋㅋㅋㅋ
내가 초콜릿만 6킬로치를 사서 가방에 초콜릿만 있었다니 다들 빵터졌다 ㅋ..
라모나랑 같은 코리도에 사는 한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그 친구가 만든 당근케익을 나눠줘서 맛있게 먹었다.
브르트와 니프는 트레이닝 때문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브르트가 매직펜을 가져와서 우리는 펜을 돌려가며 서로의 오버럴에 싸인하고 이름 썼다.
나는 한글로 내 이름과 멋진친구 ㅇㅇ 라고 써줬다 ㅋㅋㅋㅋ
그리고 함께 기념촬영을하고 ㅋㅋㅋㅋ
taken by Birthe
11시쯤 크라발에 갔다.
음악 선곡이 괜찮아서 한참 춤추며 놀다가 3시쯤 집으로 들어왔다.
재밌었다! ㅋㅋㅋㅋ
11월 7일
오늘은 센트럼 극장가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인터스텔라 보는 날!
3시 영화를 예매했다!
극장은 2시에 문을 열었다!
점심먹고
극장에 가서 티켓찾고 기다리다가
(설마 스웨덴 더빙이겠어 걱정하다가)
다행히 영어에 스웨덴어 자막이었다.
근데 매튜 맥커너히 발음..왜 다 뭉개지죠?ㅎ
하...알아듣기 정말 힘들었다.. 게다가 내용은 왜 때문에 물리학..ㅎ..
핫초ㅑ..
그렇게 꽤 긴 러닝타임이 지나고
진짜 레알 말그대로 극장에 나 혼자 봤다.
주중이고 주중 3시에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은 없었다 ㅋㅋㅋㅋㅋ
극장에 나 혼자라 혼자 질질짜면서 봤쨔나 흡..
영화는 정말 좋았다.
타임슬립+우주 = 취향 저격
물리학 내용은 1도 이해 안갔지만 마음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트럭이 멀어지면서 우주선 이륙과 오버랩 되는 장면 캬하..육성으로 감탄
딸이랑 이별할때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닥터후 에이미-맷닥 에피소드들도 생각나면서 많이 울었다 흡..
겉보기엔 우주와 타임슬립에 대한 내용인데 그 이면에 있는 "희생코드"가 마음을 울리는 영화였다.
(스포)
인터스텔라는 우주의 장엄함 보다는 인간의 삶을 향한 투쟁에 더 포커스를 맞춘 영화 같다.
인류의 위대함, 휴머니즘적인 요소가 다분해서 다소 억지스러움이 없지 않아 있고
놀란답지 않은 극!비현실적인 요소도 많았지만 ㅋㅋㅋ
(나에게 놀란감독은 비현실적인 것도 현실감있게 보이도록,"진짜같이 그럴듯하게" 만드는 감독이라..)
하지만 디테일함과 극적임, 우주라는 거대한 곳을 누비는 인류에 대한 희망을 기대하는
사람에겐 맞는 영화인 것 같다. = 나
또 한편으론 시간이라는 게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지, 이 상대적인 개념을 관통하는 인간의 감정
내가 허비한 시간이 저 먼 우주의 어떤 이에겐 불과 몇 초일수도 있다는 사실에
괜스레 위로받았다.
(책 보통의 존재에서 ''외계인이 없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다면 지구인들은 모두 조금씩은 더 외로워질 것이다" 와
같은 종류의 위로를 받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거대한 우주 어딘가에는 또 어떤 상대적인 개념의 시간이 흐르고 있겠지.
나에게 인터스텔라는 '인류'라는 가설을 명제화 시켜주는 증명같은 영화였다!
11월 8일
딱히 한건 없고 헝거게임1을 봤다 ㅋㅋ
카챠의 추천+한국에 있는 친구의 추천+헝거게임3 개봉하는 거 보고 싶어서!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였다.
소재에 비해 구성이 좀 부실한 면이 없지않아있었지만 ㅋㅋㅋ
왜 이영화로 제니퍼 로렌스가 퐝 떴는지 알것 같았다 ㅋㅋㅋ
11월 9일
날씨가 좋은 일요일 아침
아침을 먹고 장을 봐가지고 와서
월남쌈을 해먹었다.
근데 라이스 페이퍼가 많이 남아서
담에 또 해먹어야겠다.
빨래를 하고
오늘 니프가 콜리지크라발 티켓을 사러 줄을 서야 되기때문에 ㅋㅋㅋㅋㅋ
저번엔 내가 니프것 사줘서 이번엔 니프가 내것까지 사주기로! ㅎㅎ
피카를 좀 일찍가졌다. 7시30분쯤.
지미랑 요한은 인터스텔라를 보러 극장에 갔고
나는 헝거게임 2를 보련다!
별거 없는 소소한 주였지만 깨알같이 알차게 보냈당 ㅋㅋ
#
이 곳과 이별이 다가오고
생각이 참 많아지는 북유럽의 겨울이다.
하루종일 음악을 듣고 아쉬운 마음을 지워보려고 애쓴다.
집으로 돌아가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취업 생각하면 또 까마득해진다.
해가 빨리지니 이런저런 생각하고 방에서 빈둥거리면 하루가 금방 간다.
여기 있는 동안은..행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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