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5
'그립다'라는 말에는 '아쉬움'이라는 말이 숨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움의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눈을 뜨고 감아도 코 끝이 찡하고 손가락이 간질거릴정도로
그리움이라는 낯설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그 대상을 눈으로 보고 있는게 아니라 한없이 머릿속에서 아쉬움이라는 붓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연어는 태어나 스스로 헤엄쳐 태어난 곳을 떠나 이름모를 치기로 인해 여기저기 들쑤시다 결국은 본래 태어났던 곳으로 회귀한다.그렇다면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곳을 그리워 했던 것일까.하나 혹은 여러개의 물방울들은 흐르는 물에 섞여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누군가의 쓰임에 의해 쓰여지고 다시 뱉어지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가 구름에게 먹혀 비가 되어 다시금 떠돌아다니는 한무리의 방랑자들이다.이렇듯 처음과 끝이, 알수 없이 돌고돌아 이어지는 뫼비우스띠와 같은 세상이라는 상념 속 방황의 모든 근원이 '그리움'이라면 모든 만물은 싫든 좋든 자기의 본연의 상태에 이끌리고 끊임없이 그것을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닐까.그리고 그 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스며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소리만 무성한 삶속에서도 무언가 내 안에서 소리없이 나를 울리는 것 또한 내가 미물이라 한들 만물에 속해져 있기에 역시 그것에 그리움을 느껴 이끌리는 것이 아닐까.혹시나, 내가 손이 떨리고 코 끝이 찡해져 오는 그 때를 아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렇다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지금 내가 짊어지고 있는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다른 가방으로 바꿔 짊어저야 하는 것일까.하지만 나는 그 가방이 얼마나 무거운지 혹은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에,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두려움을 가득 담은 호주머니만 연신 뒤적거린다.
만약에 누군가 그리움 속에는 아쉬움이 내포되어있음을 정의해준다면 나는 그에게 물어보고 싶다.지금 나에게서 피어난 아쉬움이라는 생각이나 감정이 내가 서있는 지점에서 들고있는 짐들을 마냥 무의미하게 하는, 나약한 내가 도망치고자 만든 허물에 자잘하게 돋힌 가시에 지나지 않는지 혹은 나를 바라보고 받치고 있는 하늘과 땅으로 하여금 나 스스로를 본연의 나에게 돌아가라고 진실로 이끄는 내가 미처 자각하지 못한 한 떨기 꽃봉오리인 것인지.